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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서

홍정욱 7막 7장을 읽고

박재성 2021. 5. 10. 16:22

5/7 캘리 가는 비행기 안에서. 

 

미국에서 구할 수 없었던 책을 지윤이 덕분에 한국에서 공수할 수 있었다. 많이 보고 싶었던 책이라 조금씩 아껴보다 오늘 마지막 장을 넘겼다. 가슴이 뜨거워지는 책이다. 타향살이를 하는 내게 그의 유학생활은 공감되는 부분이 많다. 

 

여러 감정이 오가지만, 가장 크게 드는 생각은 부끄러움이다. 고등학교에서 영어를 마스터하고 세계최고대학들 (하버드, 서울대, 북경대, 스탠포드)에서 공부한, 리만 브라더스 M&A 뱅커, 스타트업 CFO & Founder, 그리고 언론사 사주의 길을 걸어온 엘리트에게 느껴지는 열등감이 가장 크다. 그가 이루어온 업적에 대한 부끄러움도 있지만, 그의 젊음에 대한 태도와 꿈을 이루기 위한 처절한 노력을 보고 있자면, 그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고 모자란 내 소중한 젊음에 대한 사랑이 정말 너무 부끄럽다. 

 

한국은 90의 역량을 지닌 사람들은 90%를 이루고 있고 미국은 100의 역량의 10% 지도층이 50도 안되는 역량도 채 갖지 못한 90%의 대중으로 이루어져 있다. 

 

내가 여기 온 목적은, 100의 역량을 갖추기 위함이다. 여기서 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100의 역량을 갖춘 리더의 자질을 갖추고자 난 여기에 있다. 5분 만에 밥을 먹어치우고 밤늦게까지 공부하고 화장실에서 활자와 씨름하는 고통을 그는 겪었다. 난 지금 무엇을 이겨내고 있는가. 난 미국 고등학생보다 못한 영어 이해능력과 표현능력을 갖췄다. 여기서 살아남으려면 치열하게 공부해야 한다. 

 

아이러니하게, 동시에 할 수 있다는 희망도 생긴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므로 생활하다 보면, 이게 내 한계인가 느껴질 때가 있다. 고등학생도 하는데 내가 못할 게 뭐가 있는가. 다만, 처절하게 배우고 익히고 또 반복해서 내 것으로 만드는 노력을 지속해서 해야 된다. 임계점을 넘으면 나도 영어로 내 생각과 의견을 막힘없이 표현할 수 있고 그들의 표현속의 숨겨진 의도들을 구별할 수 있으리라. 영어로 된 양서들도 한국 책 만큼이나 빠르고 정확하게 읽을 수 있으리라. 

 

아저씨를 보면 에머슨이 생각난다. 중학생이 케네디 전기를 보고 유학을 결심할 때부터, 하버드에서의 방황, 북경대 자퇴, 리만 브라더스 퇴사 후 다시 한국행 그리고 언론사 인수. 반대나 주변의 만류가 없었던 적이 없었으며, 모두 급진적이고 핸들을 급회전하는 결정들이었다. 하지만 지나온 그의 길을 멀리서 바라보면, 그 길은 커다란 한 줄기의 획으로 느껴진다. 

 

중국이 궁금해졌고, 그가 학창시절 읽었던 그에게 영감을 준 여러 위인의 책을 읽고 싶어졌다. (후스, 루쉰, 에머슨, 플라톤, 니체, 엘리엇, 채근담, 소로우 등) 

 

칭찬과 격려를 받음은 세상에 빚을 지는 일이다. 

 

지금의 내가 있기에는 수많은 사람의 도움과 격려 칭찬이 있었다. 젊음의 패기와 도전의식을 고취하는 SGI 이케다 회장님의 말씀을 항상 보내주시는 어머니와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지만, 항상 내 도전을 어떻게서든 지원해주시는 아버지. 미국이라는 땅과 이곳에서의 기회를 알려준 지환이. 회사를 그만두고 공부한다고 결심했을 때, 밥을 해주고 위워크 카드를 건네주신 엄마 같은 지민이형. 생활비를 벌게 해 준 돈의보감. 비자문제를 내 일처럼 도와주려 한 지윤이와 유진이형. 겸손과 항상 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해주시는 김진상 교수님.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무것도 없는 나에게 오빠는 잘 될 거라고 옆에서 소리없이 지원해주는 내 복덩이 수지. 이들이 없었으면 난 이 자리에 있을 수 없었다. 

 

오냐, 웃어라. 너희 모두 내게 무릎 꿇는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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